< 엄길청 칼럼 > 때를 기다려야 때

심귀영 기자 | news@thesegye.com | 입력 2020-09-22 11: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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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재무투자학자로서 강단에서 오래 투자론 과목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를 주로 공부시키고 함께 연구해왔다, 그러나 2020년 학교에서 사회로 다시 나와 맞은 세상은 청천벽력 같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불과 2-3개월 사이에 온 지구는 정체불명의 인수감염의 신종바이러스 앞에서 인간의 문명과 질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파괴되고 사라져간다.

 


백신을 기다리고 치료제를 기다리는 동안 모두가 어딘가에 갇혀 지내고 있고, 서로를 멀리하고 살아야 한다, 만일 이대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동굴 같은 진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창졸간에 온 지구에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천만 명이 삽시간에 병상이 눕게 되고, 수십만 명이 세상을 떠나고, 장터와 일터가 사라지고, 수경원의 재산을 잃어버리면서 깊이 깨닫게 되는 것은 대학에서 정말 가르치고 연구했어야 할 것은 알량한 불확실성(uncertainty)이 아니라 불가항력(irresistible force)이란 점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우리의 조상들은 그동안 왜 어딘가에 기도하고, 왜 어딘가에 제사를 드렸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또 왜 같이 살고, 더불어 나누고, 함께 기다리고, 서로서로 참고 견디었는지도 알 것 같다. 이 혼돈의 때에 가족이 없다면, 이 미혹한 시기에 나라가 없다면, 이 황망한 시간에 누군가의 기별도 없다면 과연 혼자 견디었을까.


우리 인류는 아마도 오래오래 이 일의 교훈을 가슴에 담고 결국은 삶이 변하고 생각이 새로워질 것이다. 그 중의 다시 찾아온 진실의 언어는 “만사에 다 때”가 있는 점이다. 해가 뜨는 것도 지는 것도, 봄이 오고 겨울이 가는 것도 다 때의 조화이다. 식당이 24시간 문을 연다고 손님이 차고 넘치지 않고, 열일을 한다고 내 돈이 주머니에 수북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 다시 깨닫는다.


은행에 돈을 맡겨 이자가 얼마라도 붙으려면 찾아갈 때를 정해야 한다. 돈을 빌리러 가도 갚을 때를 반드시 정해야 한다. 학교도 병원도 다 때를 정하고 다닌다. 그런데 인간의 욕심이 꿈틀거리며 때를 거스르거나 때를 넘으려 하는 시도들을 한다, 자유로움이나 탐욕이 생기면 이런 일을 도모하게 된다. 휴가도 때가 있고, 여행도 때가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훌쩍 터전을 떠나고, 어딘가로 불쑥 가보고 하는 일들이 자심하더니 끝내 중국의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람이 데리고 나온 것이다.


돈도 그렇다, 때를 가리지 않고 돈을 벌겠다고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헷지펀드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한 때 헷지투자로 큰돈을 벌었다고 알려졌던 조지소로스란 인물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지자 급기야 고객 돈을 다 돌려주면서 두 아들에게 앞으로는 절대 남의 돈을 맡아 운용하지 말고, 부모가 준 돈으로 투자하고 헷지펀드사업을 접도록 당부했다.


어디 그뿐인가. 자산운용사들이 의욕적인 구상으로 투자상품을 설계하고 만들어서 기초자신이 내려가도 돈을 벌고, 기초자산이 올라도 남보다 더 버는 온갖 투자공학적 상품들을 구상하여 레버리지, 인버스 등의 탐욕을 붙여 손님들을 불러들인다. 자산운용회사가 늘어나는 만큼 파생상품과 연계 투자상품들이 범람을 한다. 대체로 처음보다 나중에 나올수록 더 위험하고 더 복잡해진 투자공학상품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요즘 일부 자산운용사들의 문제가 터지고 있지만, 이런 일들은 주로 젊은 금융전문가들이 주도하여 일으킨다, 그 때는 누구나 욕심이 생기고, 행동이 급하고, 자산을 과신하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초자산의 일대 혁신이 시작되는 시기에는 공격적인 자산운용은 뜻을 이루기 어렵다, 그런 자산운용은 주력상품과 범용기술과 대중수요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지원될 때 어느 정도 가능한 방식이다. 지금처럼 4차 산업혁명기, 지금처럼 대 유행병이 돌고 있을 때는 그런 절대수익과 초과탐욕의 시도는 정말 어렵다.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이전의 경제시스템들이 모두 새로워져야 하고, 무엇은 없어지고, 어딘가는 사라지고, 누구는 변해야 한다.


모두 새로운 세상을 공부하고 경험하고 참여해보아야 안다, 그리고 나의 생각과 믿음과 노력이 언제 이루어지는지도 그 때를 기다려보아야 한다, 지금 이 시기에 많은 국민들이 자본시장에 작은 돈이라도 본원자산에 직접 투자하고 기다리는 것이 그래서 가치 있는 행동이 될 것이다. 그러나 파생상품이나 공세적인 펀드상품은 그렇지 않다,


이제 신종바이러스 세상에서 개인들의 삶은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생명체 단위를 가지고, 가족의 공동체 보살핌 속에서, 지역공동체의 후원 속에서, 국가공동체의 보호 속에서 종국에는 자생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다시 서로 모르는 사람과도 하나가 되고, 다시 뜨겁게 뭉치고, 다시 따듯한 손을 잡을 수 있는 날도 결국은 때가 되어야 될 것 이다. 그 때의 기다림을 경험한다면 주식투자도 한 가지 방법이다.


여기저기에서 ETF, ETN, ELS, 선물, 옵션 등 많은 집합투자 자산운용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지금은 온 지구에 새로운 지식혁신 자산들이 등장하고, 기존자산의 운명이 뒤바뀌고 흔들리는 대 혼돈의 시기이다, 투자판단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


직접 내가 번 돈 중에서 작은 내 돈으로 부채도 가급적 쓰지 말고, 시세의 반대방향 투자도 하지 말고, 오로지 좋은 생각으로 정 방향으로 반듯한 마음이 생길 때, 반듯한 기초자산(주식,채권,주택)들에만 시기를 잘 분할하여 적립식으로 적금처럼 꾸준히 투자하고, 세상이 새로운 질서와 희망의 시대를 맞이할 때 그 때를 기다리자.


요즘 미국 투자의 대가인 워렌 버핏이 갑자기 일본주식에 투자를 했다. 그것도 원자재거래에 능한 일본종합무역상사에 투자를 했다. 그는 지금 미래의 어느 때를 포착한 듯하다.

 

YouTube/엄길청국민주주TV

글로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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