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상 칼럼> 헌법개정 ⑩인권(5)

조원익 기자 | news@thesegye.com | 입력 2020-01-02 11: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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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상박사 재정경영연구원장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우리 민초들이 웃을 수 있는 여유가 많았으면 좋겠다. 저 위에 앉아서 국민을 발아래 때쯤으로 여기는 자들이 각성 대오하길 바란다. 지난해 12월 27일 헌재는 위안부의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 뉴스에서 보면 두 가지 단어가 눈에 거슬린다. 먼저 “위안부”인데, 누구를 위한 위안부인가. 여전히 비인권적인 단어를 우리는 거침없이 사용한다. 굳이 “성노예 피해자”라고 쓰이기도 하지만, 가장 상징적인 단어를 고민하게 한다.

 

 요즘은 많은 신조어가 나오는데 더 정확한 말이 필요하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 “말이 사람을 죽인다.” 위안부는 일본이 퍼트린 단어다. 인권적 측면에서도 적절치 않다. 그런데도 정부나 정치인, 심지어 헌법재판소마저도 그 단어를 쓰는 것은 얼마나 인권에 대해 무지의 소치인지 가늠할 수 있다.


 다음은 “각하”다. 사전에서 보면 “각하(却下)”는 법률용어라고 한다. 이 각하는 원래 일본에서 만든 법률용어다. 그냥 “소송 거부” 또는 “소송할 수 없다”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헌법재판소는 “각하”라는 단어를 썼다. 그러면 권위가 생기는 것일까. 각하는 일제강점기 시대 강압 지배를 정당화한 혐오스러운 단어다. 현대 민주주의 법질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헌법재판소는 대오각성하고 권위주의 언어에서 민주적 언어로 순화해야 한다. 법률용어가 “각하”라면 그 법부터 위헌이라고 결정해야 한다.


 현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헌재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헌법의 지킴이다. 헌법의 수호자라고도 말하지만, 국민을 지키는 헌법의 “머슴”이란 의미에서 지킴이가 적절하다. 수호자라고 하면 국민을 보호해 준다는 군림의 의미가 있다. “헌법의 지킴이”로서 대통령과 정부의 반인권적 국가 행위에 대해서, 혹은 국회가 행하는 입법의 전횡 등을 막음으로써 헌법재판소는 국민을 대신해서 헌법을 지켜야 한다.


 헌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민주주의를 방어한다는 의미다. 그 가운데 중요한 것은 헌법의 원리가 되는 인권의 보장이다. 인권 보장에서도 소수자나 약자의 보호가 헌법 지킴이의 첫 번째 사명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이번에 일본군 피해자 할머니들을 보호하지 않았다. 또다시 국가가 우리 사회에서 약자 가운데 가장 약자인 이분들을 배신했다. 헌법재판소는 두 번 죽인 것도 아니고 세 번 생매장한 셈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헌재는 2015년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은 법률이 아니므로 이에 대한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즉, 당시 양국의 협상은 정치 행위이지 법적 행위가 아니므로 구체적인 권리나 의무가 생겼다고 볼 수 없다는 각하 결정을 했다. 각하는 헌재가 심리 대상도 삼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뜻인 “기각” 결정이라면 헌법소원 내용 심리를 받을 수 있었다. 각하 결정으로 헌재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 그 내용에 대해서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은 것이다.


 여기서 헌재는 커다란 실수를 범하고 있다. 헌법이 가장 중요하게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성(제10조)을 위반한 양국협상이 법률이 아니므로 심판하지 않겠다는 실수다. 더구나 이 협상이 국회의 의결을 통하지 않았던 중요 인권침해를 국가의 외교 행위 혹은 정치 행위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헌재는 헌법의 지킴이 권좌에서 스스로 추락하고 말았다.


 당시 양국의 협상은 굉장히 비정상적인 과정을 통한 결과였다. 이 합의에 대해 일본 정부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했다고 주장하므로 오히려 중요한 국회 동의 사항이 아닌가. 그러나 모든 국민이 지대한 관심을 가진 사항을 헌재는 “각하”라는 결정으로 어물쩍 넘어갔다. 적어도 당시 정부의 비밀외교, 국회의 수수방관에 대한 헌법 불일치 결정으로 재협상을 강제해야 했다. 그래야만 소수자고 약자며 존엄성을 훼손당한 그분들의 인권을 구제할 수 있다. 조규상 박사 재정경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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