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대통령 뇌물 스캔들 연루<br />
국민 대통령 탄핵 촉구·반대로 양분<br />
다섯 달 앞 다가온 올림픽에도 악영향

브라질 정국혼란… 도대체 왜?

편집국 | news@thesegye.com | 입력 2016-03-21 17: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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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la da Silva Attends Christmas Celebration With Garbage Collectors

(서울=포커스뉴스) 남미 최대 영토를 자랑하는 브라질이 2016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특히 전·현직 대통령이 부패 혐의를 받으면서 노동당은 집권 14년만에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미 CNN은 2016년 올림픽 개최국인 브라질이 정치인 부패·비리 추문과 고질적인 경기침체, 지카 바이러스 유행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다수 정치인이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로부터 금품 수수 혐의를 받으면서 브라질 국민의 공분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때 국민 83%의 지지를 받았던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의 비리 혐의는 나라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브라질 국민은 룰라 전 대통령을 규탄하는 세력과 옹호 세력으로 나뉘어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브라질 경찰은 앞서 이달초 룰라 전 대통령을 자택에서 긴급체포해 강도 높은 조사를 했다. 이 와중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룰라 전 대통령을 수석장관 자리에 임명했다. 수석장관은 대법원 이하 하급심 법원으로부터 수사를 받지 않는 면책특권이 있다. 전직 대통령의 부패 혐의를 감싸고도는 현직 대통령의 처사에 성난 브라질 국민의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


미 CNN은 브라질을 휘감은 소용돌이가 생성된 원인과 향방에 대해 항목별로 세분화해 심층 보도했다.

◆페트로브라스와 ‘세차작전’은 무엇인가?

브라질이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 시점은 2014년 3월이다. 당시 집권여당은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암암리에 지속해온 돈세탁에 휘말렸다. 브라질 검찰은 이 사건을 주유소에 가면 세차를 하게 된다는 것에서 착안해 ‘세차작전’이라고 이름 붙였다.

세차작전에는 대형 건설회사와 전·현직 유력 정치인, 기업인 다수가 연루돼있다. 특히 호세프 대통령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페트로브라스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 사건과 나는 무관하며 부패 추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연루된 까닭은?

이달초, 브라질 연방 경찰은 룰라 전 대통령 역시 세차작전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그의 집을 급습해 긴급체포했다. 수사관들은 룰라 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와 함께 돈세탁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건설회사가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한 사업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한편 건설회사인 오데브레흐트와 카마르고 코헤아 역시 룰라의 뒷주머니에 검은돈을 꽂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두 건설회사는 룰라 전 대통령이 운영하던 비정부기구(NGO)에 막대한 기부금을 냈다. 룰라 소유의 관저와 해변에 위치한 부동산을 재건축해준 혐의 역시 받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 혐의를 부인했지만, 소유권자가 측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호세프 대통령은 비리 혐의로 신망을 잃은 룰라 전 대통령을 수석장관으로 임명했다. 수석장관에 임명되면 사실상 면책특권을 얻게 된다. 룰라 전 대통령의 수석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호세프 대통령의 악수(惡手)였다. 이를 기점으로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 룰라 전 대통령은 앞서 퇴임하면서 호세프 대통령을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로 지목했었다.


◆브라질 국민은 왜 저항하는가?

브라질 국민 수백만 명이 나라 전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념을 앞세워 둘로 나뉘어 있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집단과 옹호하는 집단으로 갈려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더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들은 정·재계에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자고 외치고 있다. 특히 전·현직 대통령이 몸담은 노동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탄핵 요구 시위대는 “당장 사임하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브라질 입법부에도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 시위대는 브라질 국기색인 노란색과 녹색으로 복장을 통일하고 시위에 참여한다. 브라질 축구유니폼을 입고 거리에 나서기도 한다. 시위대는 호세프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은 형상을 한 인형을 앞세워 부패·비리 척결을 부르짖고 있다.

노동당과 룰라 전 대통령, 호세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시위대 역시 거리를 메우고 있다. 이들은 “우리는 쿠데타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구호를 내세웠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이 시위대는 탄핵을 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근거 없는 낭설로 치부하고 있다.

이들이 탄핵을 반대하는 이유는 과거 군부 쿠데타로 민주주의를 잃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1964년 좌파정부가 집권했을 당시, 쿠데타로 인해 정부가 전복됐고 브라질 국민들은 20년간 군부독재 아래에서 엄혹한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탄핵을 반대하는 브라질 국민은 노동당 상징색인 붉은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과연 탄핵당할까?

브라질 하원은 탄핵 촉구 시위대의 주장을 받아들여 호세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재개했다. 이미 65명이 참여하는 탄핵심사위원회가 꾸려진 상태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의 페트로브라스 뇌물 수수 혐의는 탄핵 사유에서 제외됐다. 하원은 호세프 대통령이 2014년 재선을 앞두고 예산 결손을 숨겼다는 이유만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하원에서 2/3 이상이 찬성하면 호세프 대통령은 탄핵을 당한다. 호세프 대통령이 물러나면 대통령 직무는 2018년 대선 전까지 미셀 테메르 부통령이 대행하게 된다.

◆리우올림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16 리우 하계올림픽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인의 축제가 개최국 불안으로 퇴색될 위기다. 시위대는 올림픽이 개막하는 8월까지 탄핵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소두증 공포를 불러온 지카 바이러스 역시 올림픽 성공 개최에 큰 장애물이다. 지난 2015년에만 브라질에서 150만 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계 올림픽 경기장소의 수질 오염 역시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수질검사를 위해 리우에서 열리는 윈드서핑 대회에 출전했던 한국 선수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고열과 구토에 시달리기도 했다.

입장권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도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맞닥뜨린 거대한 암초다. 정국 혼란이 브라질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심각한 경기침체를 가져왔고, 브라질 자국민의 입장권 구매로 이어졌다.

브라질 금융시장 분석가들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일시적이나마 타개할 수 있는 묘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8일 룰라 전 대통령을 수석장관으로 공식 임명했다. 부패 추문에 휩싸인 룰라 전 대통령은 이달 초 긴급체포 당시 "내가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음모"라고 밝혔었다. 수석장관에 임명되면서 사실상 룰라 전 대통령은 면책특권을 얻었다. (Photo by Gabo Morales/LatinContent/Getty Images)2016.03.17 ⓒ게티이미지/멀티비츠 지난 13일 브라질 상 파울로에서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축구국가대표팀의 경기복을 입고 거리로 나온 시위 참가자가 많았다. (Photo by Mario Tama/Getty Images)2016.03.14 ⓒ게티이미지/멀티비츠 금융시장 분석가들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이 브라질 장기 경기침체를 일시적으로 타개하기 위한 묘책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브라질 국민의 68%가 대통령 탄핵을 찬성했다. 연방하원의원 62%도 호세프가 탄핵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hoto by Mario Tama/Getty Images)2016.03.21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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