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 오 케" 오늘의 연재 (63 ) 미지근한 프로포즈와 한국 나들이

이현진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4 09: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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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어깨에
날개를 달아 준 사람들

우리가 결혼을 결심한 것은 물이 흐르듯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어느 날 우리는 짐의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맞추러 짐이 살고있던 아파트와 가까운 써리의 길포드 쇼핑몰에 들렀다. 짐은 싼것으로 사야겠다는 말을 했다. 나는 영문을 몰라 그에게 물었다.
“왜요? 눈은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좀 좋은 걸로 하지 그래요?”
그러자 그는 진지한 모습으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의 결혼식을 위해 돈을 절약해야 돼요.”난 내심 놀랐다.
“어머, 짐! 저하고 결혼하는 거예요? 그래요?”
“당신이 아니면 그럼 누구와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때까지 우리는 결혼에 관한 나름대로의 견해들을 많이 나누었다. 어디에 살고 싶고 아이들은 몇 명 낳고 싶고.. 그런데 그것이 우리 둘의 현실이 될 줄이야.“짐, 그런데 두 가지는 제게 약속을 해 주세요. 첫째는 나를 포함해서 한국 사람들을 이해해 줄 것. 둘째는 우리 학생들이 언제 어느 때나 나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함께 도와 줄 것. 한밤중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와도 짜증내지 말고 뛰어 나가 줄것 이렇게 둘만 약속할 수 있다면 결혼은 오케이예요. 그렇게 할 수 있겠어요?”짐의 뒤를 따라 안경점 안으로 들어가면서 나는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물론 짐은 “그렇게 할께.”이렇게 우리 둘의 결혼은 짜릿한 프로포즈 없이 너무 싱겁게 결정이 되었다.10월 5일. 짐과 나는 서둘러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나로서는 5년 6개월만에 다시 밟아 보는 고국의 땅이었고, 짐으로서는 난생처음 가 보는 약혼자의 나라였다.
약혼식은 언니네 집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가족들 몇 명과 단출하게 치렀다. 엄마, 큰언니, 둘째와 셋째 언니 내외, 큰 올케, 그리고 조카들이 전부였다. 우리는 약혼 반지를 교환하고 기념 사진도찍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짐은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내내 미소를 지었다.
한국에 머물 시간이 짧지만 그 기간 동안만이라도 나는 우리 나라의 아름다운 모습을 짐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다시는 되돌아보고싶지 않았던 내 어린 시절을 간직한 고향 마을도 왠지 모르게 짐에게는 보여 주고 싶었다.
지금은 밴쿠버에 이민을 와서 살고 있는 셋째 언니 부부까지 함께한 우리 일행은 설악산 대청봉까지 헉헉거리며 올랐다. 10월의 설악산은 여기저기 예쁜 단풍이 들고 있었다. 푸르고 아름다운 동해에서 바다 내음도 맡으며 며칠을 돌아다녔다. 가까운 관악산에도 갔고남대문 시장과 동대문 시장도 갔다. 짐은 난생처음 보는 요란한 노점상들의 모습을 보고는 너무 신기해했다.짐은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에 놀란 듯 캐나다로 돌아와서도 형과 누나들한테 자랑을 늘어놓았다.
“하루 종일 시장만 구경해도 아마 6개월은 걸릴 거야. 정말 대단했다.”
그러나 한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은 짐은 3주일 체류 기간 동안몸무게가 5킬로그램이나 빠졌다. 가을이 무르익어 가던 10월말 많이 늙으신 엄마와 언니들의 배웅을 받으며 우리는 다시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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