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기업 공개·중복상장 제한"코스닥 2부리그 도입"

이채봉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8 17: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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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낮은 주가 방치 등 기업가치 훼손 방지
코스닥 프리미엄·스탠다드 시장 간 승강제…연계 ETF 개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8

[세계타임즈 = 이채봉 기자] 금융당국이 저평가(저PBR) 기업의 리스트를 공개하고 코스닥 시장은 2개 리그 구조로 개편하는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 나선다.모회사가 상장된 상태에서 자회사를 상장하는 '중복상장'은 원칙적으로 금지해 일반주주 피해를 방지하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의 자본시장 안정화 및 체질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이 위원장은 우선 저PBR 기업에 대해 '네이밍 앤드 셰이밍(naming and shaming)' 방식으로 반기마다 리스트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낮은 PBR에도 불구하고 지배력 확대 등 대주주 이익을 위해 주가가 낮더라도 방치하는 관행을 개선하도록 시장 압박을 강화하는 취지다.

PBR이 1 미만일 경우 기업의 시가총액이 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로, 자산 대비 시장 평가가 과도하게 낮다는 신호로 해석된다.PBR이 동일업종 내 2개 반기 연속 하위 20%에 해당할 경우 한국거래소 밸류업 홈페이지에 공표되고, 종목명에 '저PBR'이라는 태그를 붙일 예정이다.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수행한 경우 공표 및 태그 표출을 일정 기간 면제해 기업의 자발적인 개선을 끌어낸다.

금융당국은 자산가치 재평가 공시도 도입한다.그동안 일부 기업이 자산가치 상승에도 원가 기준을 유지하면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우선 토지 자산에 대해 공시지가를 활용해 장부가치와 공정가치 간 차이를 재무제표 주석에 공시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향후 다른 자산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기관투자자의 적극적 경영 감시기능을 유도하는 스튜어드십코드를 내실화하고, 기관투자자들의 충실한 코드 이행 여부에 제3자 점검체계를 신설해 이행·미이행 기관 명단을 공시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 침해 방지를 위해 중복상장은 '원칙 금지·예외 허용' 기조를 택하기로 했다.유망 자회사의 중복 상장은 모회사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모회사 일반주주의 피해가 우려돼 왔다.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한 사례나,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을 잇따라 상장한 사례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돼왔다.

금융당국은 '분할 후 중복상장'(쪼개기 상장)뿐만 아니라 '인수·신설한 자회사'도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으면 중복상장의 유형으로 판단하고, 기준을 명확히 충족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할 예정이다.자회사 중복 상장 시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도 부여하기로 했다.

코스닥 시장은 '성숙한 혁신 기업(프리미엄 시장)'과 '성장 중인 기업(스탠다드 시장)'으로 구분해 2개 리그 체계로 재편한다. 코스닥 시장 간 승강제를 운영해 기업이 성장 단계에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프리미엄 시장 내 최상위 대표기업 중심 지수를 신규 개발하고 연계 상장지수펀드(ETF)도 도입한다.코스닥은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확대해 기존 바이오·인공지능(AI)·우주·에너지에 더해 올해 첨단로봇·K 콘텐츠·사이버보안 등 6개 분야를 추가한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를 위해 합동 대응단을 대폭 확대하고 통신조회권과 특별사법경찰의 인지수사권 등 권한을 강화하기로 했다.회계부정에는 고의 가담자의 과징금 한도를 2배로 상향하고, 위반 기간이 장기화할 경우 과징금을 20~30% 가중 부과하는 등 경제적 유인을 차단할 방침이다. 회계부정 책임자에 대해서는 상장사 임원 취업 제한을 도입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적용한다.부실·저성과 기업의 신속한 시장 퇴출도 본격 추진하기 위해 내년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 기간'을 운영할 계획이다.아울러 자율적 인수·합병(M&A)을 통한 구조조정도 활성화한다.

M&A 제안 시 일반주주가 거래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공시 가이던스를 마련하고, 이사회가 주주 충실 의무에 따라 매수가격의 공정성과 찬반 의견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한다.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100조원 규모 이상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추가 확대 방안도 이미 준비해뒀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8

李대통령 "위기 때야말로 자본시장 개혁…새로운 출발 준비"

지정학적 리스크 많이 과장…정치권이 불필요하게 악용도"
"주가조작은 동원 현금까지 몰수, 지배구조 개혁…코리아 프리미엄 가능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최근 (중동에서 발발한) 전쟁 때문에 주가가 폭락했다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런 위기 때야말로 필요한 개혁과제를 잘해야 한다. 그게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작년에 주가가 2,500선에 있다가 조정 없이 6,000 중반대까지 올라갔는데 사실 불안한 느낌이 있었다. 모든 일에 양면이 있듯 지금도 (주가를) 다지는 계기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특히 이 대통령은 "그동안 같은 주식도 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는 이유로 할인되는 일이 수십년 간 계속됐다"고 지적했다.이어 이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 기업지배구조의 문제와 경영권 남용 문제 ▲ 주가조작 등 주식시장의 불공정성 ▲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 산업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 등으로 나눠서 설명했다.

이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의 경우 "휴전선에서 말 폭탄이 오가다 총격까지 발생하니 '저 나라 또 전쟁 나는 것 아닐까'라고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많이 과장돼 있다. 정치권이 불필요하게 악용하며 불안감을 증폭시킨 면이 있다"며 "우리가 하기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닌 코리아 프리미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불공정 행위 문제에 대해서도 "제가 '주가조작 패가망신'이라는 얘길 자주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주가조작을 하면 그 조작에 동원된 현금까지 몰수하는 조치를 실제로 시행할 것"이라며 "금융감독원 중심으로 단속 인력도 늘리고 있어 이 문제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지배구조 개혁과 관련해선 "상법 개정 등으로 많이 개선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활성화는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발전에 정말 중요한 요소다. 제가 각별히 관심을 가진 부동산으로의 과도한 자금 집중 문제도 (자본시장 활성화로) 상당히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한편 이 대통령은 "박용진 규제합리화부위원장에게 연락이 왔는데, '왜 주식을 오늘 팔면 돈을 모레 주느냐'는 얘기를 하더라"며 "이 사안도 오늘 의제 중 하나로 검토하면 어떨까 싶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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