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 칼럼] 올해 육아휴직 사용자 14만 명 돌파, 중소기업엔 언감생심 그림의 떡

편집국 / 기사승인 : 2025-10-31 18: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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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서울특별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전, 소방준감)
올해 육아휴직 사용자 3명 중 1명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0월 26일 발표한 ‘올해 9월 육아휴직 사용자 14만 명 돌파, 아빠 육아휴직 비중 약 37%’ 제하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5년 1~9월까지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는 14만 1,909명으로, 작년 연간 전체 수급자 수(13만 2,535명)를 이미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 3,596명보다 무려 3만 8,313명(37.0%)이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남성 수급자는 5만 2,279명으로 전체(14만 1,909명)의 36.8%를 차지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3만 3,257명(32.1%)보다 4.7%포인트 늘었다. 부부가 함께 육아를 책임지는 ‘맞돌봄’ 육아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읽힌다.

이 같은 ‘맞돌봄’ 육아 문화가 안착해 가는 추세는 제도 개선과 인식 변화가 맞물려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시행한 ‘부모 함께 육아 휴직제’가 남성들의 참여율을 이끈 주(主)요인으로 꼽힌다. ‘부모 함께 육아 휴직제’란 자녀 생후 18개월 이내 부모 모두 6개월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사용기간에 따라 1~2개월 사용 250만 원, 3개월 사용 300만 원, 4개월 사용 350만 원, 5개월 사용 400만 원, 6개월 사용 450만 원씩 차등 지급한다. 또한 부모 모두가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리는 등 지원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변화의 혜택이 근로자들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게 있다. 올해 9월까지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는 8만 2,620명으로 전체(14만 1,909명)의 58.2%를 차지하며 전년 같은 기간(57.0%) 대비 1.2%포인트 증가세를 보였지만, 30인 미만 사업장의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25.2%에 그쳤다. 인력 공백을 메울 여력도, 업무를 분담할 인원도 부족한 중소기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여전히 언감생심(焉敢生心)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자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많다.

고용노동부는 일하는 부모의 자녀 돌봄 지원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의 일·가정 양립 제도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내년 정부 예산안에 담았다. 먼저 근로자가 육아를 위해 1일 1시간 근로 시간을 단축하여 임금 삭감 없이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사업주에게 월 30만 원을 지원하는 ‘육아기 10시 출근제’를 새롭게 도입한다.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급여도 급여 계산 시 기준금액 상한액을 현재 최초 10시간은 22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30만 원 인상하고 나머지 시간은 150만 원에서 160만 원으로 10만 원 인상한다. 중소기업, 특히 30인 미만 소규모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특히 30인 미만 소규모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에 따른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인력을 채용하는 경우 현재 월 최대 120만 원을 지원하는데, 내년부터는 30인 미만 사업장은 월 140만 원, 30인 이상 사업장은 월 130만 원으로 인상한다. 또한 지원금의 50%를 사후에 지급하는 방식을 폐지하고 대체인력 사용기간에 전액 지급할 예정이다. 육아휴직자의 업무를 분담한 동료 근로자에게 금전적 지원을 한 중소기업 사업주에게 지급되는 ‘육아휴직 업무 분담 지원금’의 지원 수준도 인상한다. 현재 월 20만 원인 지급 한도를 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월 60만 원, 30인 이상 사업장은 월 40만 원으로 인상한다.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 근로 시간 단축, 유연근무 등 ‘일·가정 양립’ 제도를 모르거나 복잡해서 못 쓰는 사례가 없도록 현장 밀착형 집중 홍보를 추진한다. ‘(가칭)일·생활 균형 네트워크 구축·운영 사업’을 신설하여 산업단지 등 중소기업 밀집 지역을 찾아가 설명회를 개최하고 각종 정부 지원사업을 연계할 계획이다.

이처럼 중소기업 지원 확대라는 방향은 분명 옳지만, 이 정도 인센티브(Incentive)로 현장의 부담을 덜기에는 역부족이다. 대체 인력난과 눈치 주는 조직문화, 경영자의 인식 부족과 실현 의지가 개선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변화는 요원(遼遠)할 수밖에 없다. 육아휴직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저출산 해결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Infra)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기업과 공공기관 중심으로만 정착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아빠 육아휴직’이 더 이상 이색 뉴스가 아닌 일상처럼 ‘뉴노멀(New Normal │ 새로운 표준)’이 되려면 기업 규모와 업종을 넘어 모두가 ‘맞돌봄’ 육아 문화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 환경과 사회적 합의가 마련돼야만 한다. 남성 육아휴직의 확산과 조기 안착은 단순한 수치와 통계를 넘어, 우리 사회의 ‘일‧가정 양립’ 문화가 성숙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바로미터(Barometer)’라는 사실을 각별 유념하고 정부는 중소기업 근로자도 부담 없이 육아휴직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내년 예산과 중소기업 지원 확대를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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