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3대 석화산단 재편 밑그림은"정유사 손잡고 구조조정 속도 낼까"

박채원 / 기사승인 : 2025-08-20 17: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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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서 롯데케미칼·HD현대 통합 논의 울산·여수도 '빅딜' 기대
R&D 세액공제 등 고부가 전환 지원도 절실…"새 사업 투자도 필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8.20

한화그룹에 감사 뜻 전하는 여천NCC 노조

[세계타임즈 = 박채원 기자] 정부가 20일 석유화학 사업 재편 원칙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업체 간 구조조정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본격화할지 주목된다.국내 기업들은 정부 발표에 발맞춰 주요 산업단지별로 생산능력(캐파)을 축소하는 '빅딜'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단순한 생산 감축이 아닌 경쟁력 제고와 체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업계는 이날 사업재편 자율협약식에서 270만∼370만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NCC 설비가 100만t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산단별로 설비를 최소 하나씩 정리해야 하는 셈이다.업계 관계자는 "기업별로 독자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인접 기업과 설비 시너지를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설비는 끄는 식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정유사와 석유화학사 간의 수직적 통합이다.

원유를 다루는 정유사와 손잡으면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설비 합리화를 통해 NCC 생산능력도 조절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기업 간 단순 통합 방식만으로는 근본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하기 어렵다"며 "정유사와의 협력은 원가 경쟁력 확보와 설비 합리화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대표적으로 대산산단에서 롯데케미칼과 HD현대가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 방식으로는 롯데케미칼이 대산단지에 보유한 설비를 HD현대케미칼로 넘기고, HD현대오일뱅크가 현금 혹은 현물을 추가 출자하는 등의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방식은 울산산단에서도 진전될 수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과 대한유화는 작년부터 NCC 설비를 두고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에쓰오일(S-OIL)이 울산에 대단위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만큼, 2027년 이후 공급과잉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돼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여수산단의 경우 크래커(기초유분 생산설비) 7기가 몰려있는 데 반해 정유공장은 GS칼텍스 1곳뿐이다.업계에서는 GS칼텍스와 LG화학, 롯데케미칼 간 통합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최대 370만t이라는 감축 목표를 맞추려면 여수산단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여수에서는 최근 여천NCC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달 초 가동을 중단한 여천NCC 3공장을 폐쇄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주주인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 간 갈등이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여천NCC 3공장이 폐쇄된다고 해도 생산량 감축 목표를 맞추기 위해선 여수에서의 대기업 NCC 통합이 필수적"이라며 "구체적 수치가 나온 만큼 기업 간 구조조정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다만 국내 정유 산업 역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어 기업 상황에 맞는 적절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가 석유화학사에 나프타를 공급하는 것도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설비 통합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과잉 설비 단축과 함께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이를 위해선 연구개발(R&D) 시설·장비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신성장 및 국가전략 기술 설비 관세 감면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구조조정이 끝나더라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조정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새 사업을 위한 투자도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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